본문 바로가기

Issue in Nanotech

Top 20 Countries in All Fields

Thomson Reuters에서 1999년에서 2009년 사이에 (10년 기준) 출간된 SCI 등재 논문을 기준으로 number of papers / total citation / citation per paper의 3 가지 기준으로 해서 국가별 ranking을 발표했습니다. 논문은 모든 분야를 망라해서 통계를 냈다고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모든 분야는 다음과 같습니다.

Agricultural Sciences / Biology & Biochemistry / Chemistry / Clinical Medicine / Computer Sciences / Environment & Ecology / Economics & Business / Engineering / Geosciences / Immunology / Materials Science / Mathematics / Microbiology / Molecular Biology & Genetics / Multidisciplinary / Neuroscience & Behavior / Pharmacology / Physics / Plant & Animal Science / Psychiatry & Psychology / Social Sciences, General / Space Sciences
 

한국은 number of papers 과 total citation 에서는 20개 국가 안에 들었지만, citation per paper 기준으로는 ranking 안에 포함되지 못했습니다. 아마도 양적인 면에서는 한국도 과학기술 선진국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질적인 면에서는 여전히 분발해야 된다는 것이 통계적으로 여실히 드러난것 같아서 조금 씁쓸한 기분이 드네요.
number of papers / total citation 기준에서는 미국이 압도적인 1등을 하고 있고, citation per paper ranking에서는 스위스가 1등이네요. 아마도 스위스에는 적지만 세계적으로 알아주는 대학교와 연구소들이 있어서 그런것 같습니다.

발표된 논문의 숫자로는 한국이 13번째 국가로 ranked 되어있습니다.

그리고 total citation에서는 16번째로 ranked 되어있습니다.

그런데 논문 한편당 인용횟수에서는 북아일랜드나 웨일즈보다도 떨어져, 랭킹에 나타나있지 않습니다.

원문 사이트: http://sciencewatch.com/dr/cou/2009/09decALL/

이전에도 언급했지만, 미국에서 공부하면서 가장 많이 느끼는 것 중에 하나가 평가 시스템과 논문 출판에 대한 기본적인 마인드에 관한 것입니다. 한국은 모든 학술평가와 연구비평가가 논문의 수로 결정되다보니 저널의 Quality를 따지기보다는, 일단 성과물을 채우기 위해서 일단 Journal Quality와는 상관없이 SCI 등재지라면 일단 제출을 합니다. 제 생각엔 일정 수준에 올라와 있는 연구자들은 상관없지만, 이제 막 시작하는 젊은 연구자들에겐 어쩔수 없어 보입니다.

대학교를 예로 봤을 땐, 한국은 신임 교수들에게 미국이나 유럽의 선진국가들처럼 지원해주는 곳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교원평가를 위해서는 보통 3-5년 안에 일정 수 이상의 논문을 요구합니다. 인프라나 지원은 거의 없는 상태에서 논문의 숫자를 맞춰야되니, 쉽게 출간이 되는 low impact journal에 낼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저널에 출판된 논문은 아무래도 citation의 횟수가 적은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peer review 자체가 엄격하지 않으니, 사실 검증되거나 뛰어난 성과의 논문이라고 하기엔 힘들기 때문입니다. 연구하는 사람이라면 다 알듯이, 논문 검색을 할때 대부분 high impact journal에서 나오는 논문들을 읽지, 그렇지 않은 저널은 사실 검색하거나 읽어보지 않거든요. 아무리 해외의 학회에 나가서 많은 발표를 해봐야, 좋은 저널에 논문 한편 내는 것에 비할 바가 못된다고 봅니다. (물론 특수한 분야라거나, 해당 저널이 다루는 연구분야에서의 연구자의 숫자가 원래 적은 경우엔 예외입니다만...)

이것은 한국 내에서 출간되는 SCI 등재 Journal 들의 Quality와도 직결됩니다. 아무리 국내 학회의 본부에서 국내 연구자들에게 좋은 연구결과물을 국내 학회지에 제출해달라, 국내 학회지의 논문을 많이 인용해달라고 읍소 아닌 읍소를 하더라도 벌써 인식자체가 엄격한 peer review가 되지 않다는 것이 인지된 상태에서 국내 학회지의 impact factor를 일정 수준이상 올리는 것은 그리 쉬워보이지가 않습니다. 실제로 국내 학회지의 self-citation (연구자 본인의 이전 논문을 인용하는 것) 비율은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에서는 일명 "논문 쪼개기"가 이용되고 있습니다. 좋은 연구 결과물들이 나오면 (만약에 같은 연구의 시리즈라면) 한데 묶어서 full paper로 내기보다는, 나오는 데로 즉시 그냥 communication이나 letter에 내는 경향이 있습니다. 물론 연구의 속성상 communication or letter를 내야되는 경우도 있고, 그렇기 때문에 그런 연구결과들만 다루는 저널이 있습니다만, 한국은 그렇지 못한 경우에도 논문 수를 늘이기 위해서  논문 쪼개기 행위(?)를 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혹시, 연구직이나 관련된 직종에 계시지 않은 분들이 오해하시지는 않을까 싶어서 말씀드리지만, 이것은 불법은 아닙니다. ^^;;;)

물론 논문의 숫자도 중요합니다만, 앞으로 좀 더 과학기술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논문의 질을 높이기 위한 정부와 학계의 심도깊은 논의가 필요할 듯 싶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이라 혹시 다른 생각을 가지고 계시더라도 너무 오해는 하지 말아주세요. ^^